스타벅스도 포기한 그곳, 커피에 진심인 나라 호주 바리스타의 커피에세이 『나만 알고 있는 당신의 커피』 글 조엘, 사진 아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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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알고 있는 당신의 커피』 글 조엘, 사진 아토




커피를 처음 마신 건 아마도 고3 수험생 시절.
교실 뒤편 사물함 위에는 언제나 여분의 믹스커피가 놓여있었다.
달달한 간식을 좋아하는 나는 자연스럽게 자주 커피를 타서 마셨다.
하루에 1잔은 기본, 2잔 넘게 마시는 날들도 있었다.
그렇게 달달한 커피는 내 하루의 일과가 되었다.

대학생 시절, 가족들과 함께 일본에서 2년 넘게 살았다.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지원했지만 일본어가 완벽하지 않은 내가 전화면접을 통과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고배를 마시기를 수십 번, 간절한 마음으로 지원했던 스타벅스 면접에 통과했다.
그렇게 커피와의 또 다른 인연이 시작되었다.

일본 스타벅스에서의 경험은 여러모로 만족도가 높았다.
교통비를 지원해 주는 것은 물론, 일하는 파트너와의 소통도 원활했고, 커피에 대한 지식 및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다.
무엇보다 매일 3잔의 음료를 마실 수 있다는 점, 새로운 원두와 음료가 나올 때마다 시음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분위기들이 나의 커피 사랑에 불을 지폈다.

국내에 돌아와서도 카페 아르바이트만을 고집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를 다니기 시작해서는 어딘가의 단골이 되어 꾸준히 커피를 소비했다.
고3 수험생 시절 처음 마시기 시작했던 믹스커피부터 시작해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커피는 늘 내 삶의 일부분이었다.


『나만 알고 있는 당신의 커피』 글 조엘, 사진 아토



그런 나이기에 이 책을 발견했을 때, 망설이지 않은 것은 당연했다.
커피에 진심인 나라, 호주의 커피 이야기가 아닌가.
우리나라에서 이토록 성공한 스타벅스가 맥을 추리지 못한 호주의 커피 문화가 너무도 궁금했다.

책을 읽고 나니 내가 품었던 다수의 호기심이 해결되었다.
왜 스타벅스가 호주에서 성공할 수 없었는지,
호주 사람들이 왜 그토록 커피에 진심일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저자가 왜 호주에서 바리스타를 하고 싶었는지.
더불어 멋있는 사진을 구경하는 건 이 책의 또 다른 재미였다는 점을 꼭 밝혀두고 싶다.


『나만 알고 있는 당신의 커피』 글 조엘, 사진 아토




책의 장점은 내가 앉은자리에서 어디든 떠날 수 있다는 점이다.
생생한 사진이 담긴 에세이라면 더 실감 나는 여행이 가능하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저자의 호주 카페 앞 테라스에 앉은 손님이 되어, 단골손님들을 한 명씩 관찰했다.
호주의 커피사랑은 이토록 남다르구나,
그들이 추구하는 건 삶의 평온함이구나, 생각하면서.

더불어 내가 앉아 있는 카페의 풍경도 둘러봤다.
같은 커피를 마시지만 이토록 문화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머물기 위해 카페를 찾는 우리나라 사람들과 그저 커피를 마시기 위해 카페를 찾는 호주 사람들.
일상의 어떤 부분이 그런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일까.

아마도 내가 언젠가 호주에 가게 된다면 이 책을 떠올릴 거라 확신했다.
아마도 나는 반드시 호주 카페를 방문해서 플랫 화이트를 주문할 테니.
한 잔을 주문하면 오래 마시는 나로서는 꼭 엑스트라 핫을 요청하고 느긋하게 테라스에 앉을 수 있는 비교적 여유로운 카페에 방문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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