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4남매다. 여자가 셋 막내가 아들. 한정적인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우리 세 자매는 늘 가장 큰 방을 함께 사용했다. 장점도 많았지만 독립된 나만의 공간이 없다는 건 늘 아쉬운 부분이었다. 결혼하고 드디어 나만의 공간이 생겼다. 내가 좋아하는 물건과 내가 선택한 가구들로 꾸미는 온전한 나의 공간, 나의 집. 벅차고 즐거웠지만 생각보다 집을 가꾸고 깔끔하게 정리 정돈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바쁜 일상에 치여 예쁘게 꾸미고 살겠다는 생각은 차츰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아이가 태어나고 육아에 전념하며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 덕분에 그동안 미뤄왔던 집안 구석구석이 내 눈에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정리하지 못한 남편과 나의 짐들, 무한증식 중인 아기의 짐까지 그야말로 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