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꽤나 활동적인 편이다. 그래서 나에게 있어 집이란 휴식을 취하는 공간, 딱 그정도의 장소였다. 임신사실을 확인하고 본격적 육아전선에 뛰어들기 전, 하고 싶은 것도 가보고 싶은 곳도 많았다. 하지만 모든 계획은 인어공주 이야기처럼 물거품이 됐다. 모두가 알고 있는 그 이유 때문이다. 맞다. 망할 코로나. 갈 수 있는 곳이 없었다. 대중교통도 택시도 심지어 동네 카페조차 안전하지 않았다. 울며 겨자먹기로 자체 자가격리에 돌입했다. 휴식공간이던 집은 어느새 창살없는 감옥이 되어버렸다. 남편은 하필 새로운 일을 배우느라 한창 바쁠 때였다. 언택트 시대에 유일한 말상대였던 남편의 잦은 야근은 호르몬으로 극을 치닫는 예민함에 기름을 부었다. 임신했을 때 서운했던 마음은 평생 간다는데, 우리 남편은 평생 고생할 ..
텅빈 하얀 화면을 보고 있자면 왠지 모를 부담감이 썰물처럼 밀려온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는 일은 생각보다 재미있다. 그냥 지나쳤을 소소한 일상의 순간들을 차곡차곡 글로 남기다보면, 평범했던 내 일상이 조금씩 특별해지고 정보를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게는 유익한 시간을 선물하기 때문이다. SLODIP, 내가 정한 블로그의 이름처럼. 꾸준히 글을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