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탄생, 그 시작은 자체 자가격리.

반응형


난 꽤나 활동적인 편이다.
그래서 나에게 있어 집이란
휴식을 취하는 공간, 딱 그정도의 장소였다.


임신사실을 확인하고
본격적 육아전선에 뛰어들기 전,
하고 싶은 것도 가보고 싶은 곳도 많았다.
하지만 모든 계획은 인어공주 이야기처럼 물거품이 됐다.
모두가 알고 있는 그 이유 때문이다.
맞다. 망할 코로나.



갈 수 있는 곳이 없었다.
대중교통도 택시도 심지어 동네 카페조차 안전하지 않았다.
울며 겨자먹기로 자체 자가격리에 돌입했다.
휴식공간이던 집은 어느새 창살없는 감옥이 되어버렸다.

남편은 하필 새로운 일을 배우느라 한창 바쁠 때였다.
언택트 시대에 유일한 말상대였던 남편의 잦은 야근은
호르몬으로 극을 치닫는 예민함에 기름을 부었다.

임신했을 때 서운했던 마음은 평생 간다는데,
우리 남편은 평생 고생할 각오가 되어있으려나?
코로나 시대에 임신한 와이프, 그 어느때보다 외로우니 잘 챙겨주시길.


매일 아침, 확진자 숫자를 확인했다.
혹시라도 동네 근처에서 확진자가 나온 날에는
그나마 나가던 집 앞 산책마저 포기하고 집에 머물렀다.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상황들을 지켜보며
불러오는 배만큼이나 걱정이 쌓여갔고,
산부인과에 갈 때면 다른 임산부들도 나와 같은 처지인 것 같아
마주칠 때마다 괜시리 마음이 울컥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호르몬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글을 쓰는 현재,
그 때 뱃속에 있던 아이가 곧 돌을 맞이한다.
코로나는 여전히, 아니 그 때보다 더 심각해졌다.
(하루에 1,500명이 넘는 숫자라니... 실화인가?)


내가 블로그에 육아관련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은 건,
바로 이런 코로나시대 육아동지들과
마음을 공유하고, 힘든 육아정보를 공유하며,
위로받고 또 위로하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어느때보다도 서로의 도움이 절실하니까.


부디 하루라도 더 빨리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체험하며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돌아오기를.

728x90
반응형
LIST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