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지난 1년간의 모유수유 경험기 with 알아두면 좋은 정보들 < 1편 - 시작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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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되면 꼭 모유수유이야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나도 몰라서 힘들었으니까.

누군가도 그럴 수 있으니 내 경험이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고 싶은 말도 많고 적을 것도 많으니 서둘러 본론으로.


모유수유는 시기별로 필요한 정보가 다르다.
그래서 이해하기 쉽도록 시기별로 정리해보려 한다.

< 1편 - 시작하기 >
< 2편 - 지속하기 >
< 3편 - 완료하기 >

모유수유를 계획하고 계신 분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두시면 도움이 될 듯하다.

*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담이고 사람마다 경우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가볍게 참고만 해주시길☺️


모유수유 시작하기 - 출산 후 병원에서



아기를 낳기 전부터 *완모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완모 : 완전 모유수유 / 완분 : 완전 분유수유 / 혼합수유 : 모유+분유수유

그냥 막연히 모유가 좋다니까, 집에서 온전히 돌볼 수 있는 조건이었으니까, 완모를 하겠다고 결심했지만 모유수유는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는 대학병원에서 자연분만으로 아기를 낳았고, 신기하게도 아기를 낳고 2일만에 모유가 돌기 시작했다.
돌기 시작했다고 말하기도 민망할만큼 적은 양이었지만 조금이라도 아기에게 먹여보겠다고 부지런히 *수유콜을 받았다.
*수유콜 : 신생아실에서 아기 수유시간에 맞춰 연락을 받는 것

나는 이 때까지만 해도 그저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잘 안고 있는게 수유의 전부일거라고 생각했었다.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하지만 작디 작은 신생아는 아직 빠는 힘이 약해서 젖을 잘 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수유를 시도하는 중에도 곧잘 잠들어버리곤 했다.
(40주를 채우지 못하고 태어난 아이들은 눈을 조금 늦게 뜨기도 하고 다 채운 아이들에 비해서 더 오랜시간 자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안는 것 조차 서툰 초보엄마에게 잠든 아기를 깨워가며 젖을 물린다는 건 너무나도 어려운 일......😨
결국 여러번의 시도는 무참히 실패로 돌아가고 병원에서 지내는 동안 아이는 모유대신 분유를 먹으며 지냈다.
(참고로 병원에서 먹었던 분유를 알려주는데 이는 기억해둬야 한다. 조리원에서 어떤 분유를 먹였는지 물어보고 같은걸로 먹이기 때문!)

병원에서 받은 모유수유 관련 팸플릿



병원에 입원당시 받은 모유수유 팸플릿.
퉁퉁 부어있는 내 손가락......🥲 모든 어머니 존경합니다...


아직 제대로 앉는 것조차 할 수 없을만큼 몸이 힘들지만 아기를 낳고 나면 엄마는 쉴 틈이 없다.
그저 누워있으면 될 것 같은 병원에서조차 새벽부터 혈압과 온도체크로 잠을 설치고 수유콜, 좌욕, 회복을 위한 걷기 운동까지 누워있을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그러니 병원에서는 최대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푹 쉬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본격적인 수유연습은 조리원으로 이동해서 시작해도 전혀 늦지 않으므로!


모유수유 시작하기 - 조리원에서



완모를 목표로 했기 때문에 조리원도 모유수유에 도움을 많이 주는 곳으로 선택했다.

도착한 첫 날부터 따뜻한 가제손수건으로 가슴마사지를 해주시던 원장선생님은 퇴소하던 마지막 날까지 수유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다.
개인적으로 완모를 목표로 한다면 꼭 수유에 도움을 많이 주는 조리원으로 선택하시길 추천하고 싶다.

수유를 권장하는 조리원이어서 새벽 유축은 꾸준히 했지만 의아하게도 조리원에서 자체적으로 새벽 수유콜은 진행하지 않고 계셨다.
새벽에도 수유콜을 신청해서 내내 잠을 설쳤다던 언니의 경험담을 들었던 터라 조금 의아했고, 혹시 아기가 젖병에 길들여질까 걱정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역시 경험자분들은 현명하신 것 같다.

조리원에서는 무엇보다 휴식을 취하는 것이 최고!!!
모자동실을 권장하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전문가의 의견일 뿐.
일단 엄마몸이 힘들면 아기를 돌보는 일도 힘들고 쉽게 지치게 된다.
조리원을 나오면 충분히 자기가 어렵고 언제든 모유수유는 연습할 수 있으니 걱정말고 푹 쉬시길😊


원장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며 조리원에 머무는동안 본격적인 수유연습에 돌입했다.
가장 처음에 해야 할 일은 모유양을 늘리는 것. 모유양을 늘리기 위해서는 아래 3가지를 잘 지키면 좋다.

1. 따뜻한 가제손수건으로 가슴마사지하기
특히 유두부분을 꼬집듯이 누르며 마사지를 해줘야한다. 처음에는 비명이 나올만큼 아플 수 있음.......

2. 잘 먹고(특히 미역국) 잘 쉬기
산모의 컨디션은 모유생성에 매우 중요한 요소!
고로 무조건 잘 쉬고 잘 먹어야 건강한 모유를 만들고 몸도 회복할 수 있다.

3. 4시간 간격으로 유축하기 (새벽유축하기)
일정한 간격으로 유축을 진행해야 모유양이 늘어나기 시작하는데 4시간 간격이 적당하기에 새벽에도 한 번은 일어나 유축을 하면 좋다.


여기에서 중요한 사실 하나.
사람마다 유선이 발달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노력해도 모유양이 원하는만큼 생성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모유수유는 상황에 따라 하는 것이 최선. 먹일 수 없게 된다고 해도 좋은 분유가 많으니 전혀 낙심할 필요가 없다.


모유양을 무사히 늘려나가기 시작했다면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수유자세 잡기와 아이에게 유두를 물리는 일!

가장 많이 알려진 자세는 '요람식 자세'로 아이를 팔에 감싸안아서 먹이는 자세다.
나도 가장 처음에는 요람식 자세로 시작했지만 요람식 자세의 경우 아기입이 잘 보이지 않아서 처음 수유를 연습하는 초보엄마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다.

이런 경우 조금 더 아기얼굴을 잘 볼 수 있는 '풋볼식 자세'도 시도해보면 좋다.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요람식 자세'가 더 안정적이므로 아기가 젖을 잘 문다면 '요람식 자세'로 연습하는게 좋다.
참고로 두 자세 모두 수유쿠션이 꼭 필요하다.
쿠션이 없으면 허리가 아작날 수 있으니 꼭 쿠션을 쓰시길...... 육아에 있어서 허리힘은 생명과 같다. 명심하시길!

누워서 먹이는 방법은 나중에 수유가 익숙해지고 아기가 조금 크면 도전해볼 수 있는데 일명 *눕수라고 부른다.
모유가 흘러 아기 귀에 들어가면 중이염이 걸릴 위험이 있어서 아이가 안정적으로 모유를 먹을 수 있을 때 시도하는게 좋다.
* 눕수 : 아기와 함께 누워서 수유하는 방식


수유를 하며 내가 가장 어려워했던 일은 바로 아이입에 유두를 물리는 일.

그저 유두를 물리기만 하면 될 것 같지만 생각보다 깊이 넣어줘야 아기가 안정적으로 빨 수 있는데
아직 목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입도 크게 벌리지 못하는 신생아 입에 유두를 정확히 물리는 일이란 생각보다 훨씬 고난이도의 스킬이 필요하다..........😨

원장선생님 말씀대로 아기의 혀위에 유두를 올려준다는 느낌으로 깊숙히 넣어주며 연습했지만
도대체가 제대로 넣어줄 수 없는 나의 가슴 컨디션.....

이 때 조리원 선생님의 추천으로 사용하게 된 제품이 바로 '유두보호기'
이 제품은 유두에 상처가 났거나 유두가 짧은 엄마들을 위한 일종의 보호장치이다.

다행히 내가 머물던 조리원에서는 사이즈별로 갖추고 있어서 맞는 사이즈를 골라 *직수 연습할 때 사용하곤 했다.
만약 유두가 짧거나 물리는데 어려움이 있다면 한번쯤 고려해보시길.
*직수 : 아이에게 직접 젖을 물리는 것 / 유축수유 : 유축한 모유를 젖병에 담아서 먹이는 것

추후 아기입에 힘이 생기고 엄마가 요령이 생기면 자연히 유두보호기없이도 물릴 수 있지만, 수유를 진행하다가 유두에 상처가 나는 경우가 있으니 구매 후 사용하지 않더라도 보관해두는 것이 좋다.
왜 유두에 상처가 날까 궁금하다면 '젖먹던 힘까지'라는 말을 떠올리면 된다. 한마디로 그만큼 엄청 세게 빤다는 뜻.....
처음에는 정말 비명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대견하기도 해서 흐뭇.....

조리원에서 유축했던 초유


모유양을 늘리고 자세를 잡는 것 말고도 모유에 대해서 기억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 2가지 있다.

바로 '초유'와 '전유, 후유'

초유란 모유가 돌기 시작하고 처음 1주일가량 나오는 노란색 모유인데 아이에게 굉장히 좋은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고 한다.
그래서 단유하려는 엄마도 초유만큼은 먹이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위의 사진 속 젖병에 들어있는 노란 액체가 나의 초유였다.
초유가 끝나고 나오는 일반 모유는 노란빛이 거의 사라지고 베이지색을 띈다.

전유와 후유 비교사진


전유와 후유는 둘 다 모유이지만 하는 역할과 성분이 조금 다르다.
아이가 수유를 할 때 먼저 먹게 되는 전유는 주로 물과 탄수화물이 포함되어 있어서 목마름과 수분보충을 담당하고,
전유 후에 나오는 후유는 지방을 포함한 다양한 영양분이 들어있어서 칼로리를 보충해준다고 한다.

한마디로 전유와 후유를 전부 골고루 먹는 것이 아이에게 좋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양쪽 가슴을 조금씩 번갈아먹이는 것이 아닌 한쪽에 10분정도씩 길게 먹이는게 좋다.
참고로 한쪽 가슴을 확실히 비워주는 방식으로 수유를 하는 것이 양을 늘리거나 조절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주의할 점 한가지!
전유의 경우 수분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아이가 한 쪽 가슴을 길게 먹지 못해 후유없이 전유만 많이 먹게 되면 변이 묽어지거나 설사를 할 수 있다.
(또한, 엄마가 생야채를 너무 많이 먹어도 아이가 설사할 수 있다는 조리원 선생님 말씀.....)


나의 경우, 조리원을 나와 친정집으로 가기 전까지도 직수를 거의 성공한 적이 없다.

유축해서 젖병으로 모유를 먹이기는 했지만 아기가 젖병에 익숙해지면 자칫 모유수유를 못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완모를 하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다.
(젖병을 빠는 것이 모유수유하는 것보다 훨씬 쉬워서 젖병에 길들여지면 젖을 물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지만 이 글을 적고 있는 지금의 나는 1년하고도 2개월, 총 14개월동안 무사히 완모 후 단유까지 성공했다.
부디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에게 나의 경험이 좋은 정보가 되길 바라며.
이어지는 2편에서는 모유수유를 지속하며 모아둔 정보를 포스팅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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